달걀책방은 1970년대 지어진 오래된 가옥을 개조해 만든 공간이다. 

워크숍은 달걀책방 고유의 특성을 보여준다. 《마틸다》의 초콜릿케이크 등 그림책에 등장하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는 요리교실부터 책방 옆 궁동산에서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갖는다. 특히 지난해 열린 숲 체험 프로그램은 달걀책방이 나아가려는 방향을 잡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도시에 있는 작은 산은 생태계 유지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우리가 생활하는 영역에 나만 사는 게 아니구나, 함께 살아가고 있구나, 느꼈어요. 이러한 가치가 책방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책방지기 명유미 씨가 최근 주목하는 키워드는 ‘돌봄’이다. 반려동물과 어린이, 자연이 더불어 사는 세상, 삶을 가치 있고 풍요롭게 만드는 게 책방의 지향점이다. 책방 이름 ‘달걀’에는 이러한 가치가 담겨 있다. 

어린이 손님을 위한 공간. 자체 제작한 궁동산 지도를 두어 마음껏 그림 그리고 낙서하도록 했다. 

큐레이션은 동네책방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돌봄’과 ‘위로’에 키워드를 맞춘 달걀책방의 책장은 자연과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코너부터 작가의 세계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코너, 프랑스 그림책만 모아둔 코너 등으로 구성했다. 

“가정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어린이들이 들었을 때 친숙했으면 좋겠다, 그림책과 너무 직관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좋겠다, 궁금했으면 좋겠다는 의도를 실었죠. 달걀은 우리가 조심히 다루잖아요. 그림책도, 책방도 소중하게 바라봐주면 좋겠습니다.”

동네책방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다. 사람이 모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며, 책을 매개로 문화가 자라는 곳이다. 달걀책방은 그런 동네책방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책방지기 명유미 씨는 그림책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그림책의 예술적 가치에 매력을 느꼈다. 이후 도서관 큐레이터로 지내며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아가 보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하게 됐다. 좋은 책을 함께 나누고 싶어 책방을 열었다.   

“책을 통해 단순히 정보를 얻기보다 사유하고 깊이 있는 내면으로 들어가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동문학은 삶이 살아볼 만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준다’고 말했어요. 그림책은 특히 예술작품의 경험을 대신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해요. 하나의 예술 경험으로서 그림책을 통해 세상에 호기심을 느끼고, 삶이 재밌구나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